부산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인생 절반을 부산에서 보낸 짝꿍은 부산이 제2의 고향이다. 늘 부산에 어디가 맛있다 여기가 좋다하던 짝꿍은 그 중에서도 부산돼지국밥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왜 위에는 순대국밥이 많은거냐, 부산은 돼지국밥이 진짜 맛있다, 언제 돼지국밥 먹으러가자 등.. 지금도 종종 부산에 출장을 가는데 눈이 많이 온 어느 날 부산으로 오라며 KTX티켓을 보내주는거 아닌가. 급하게 간단히 여행짐을 싸서 평일 늦은 저녁 광명역으로 향했다.
광명역 롯데리아에서 간단요기겸 햄버거를 먹고 남은 콜라를 들고 부산행 ktx를 탔다. 이렇게 갑작스런 여행이라니..! J는 상상할수없는 P를 만나면 벌어지는 일이다. 부산역에 도착하니 어디서 구해온건지 A4용지에 환영플랜카드를 흔들며 꽃다발을 들고 있는 짝꿍. 역시 어딜 내놔도 부끄럽다. 도착한 시간이 10시가 좀 넘은 시간이라 문 연 식당이 거의 없다. 숙소를 부산역 근처에 잡았기 때문에 부산역에 있는 돼지국밥을 알아놨다고 한다. 24시 종일 문 여는 부산역 '별미청돼지국밥'이다.
↓ 부산역 별미청돼지국밥 위치는 여기 ↓
드디어 극찬하던 부산 돼지국밥을 먹어볼 수 있는건가. 별미청돼지국밥은 부산역 돼지국밥 골목에 위치해 있다. 부산역 7번 출구에서 도보 5~10분 거리의 초량동, 중앙동 일대 돼지국밥 골목은 몇십 년 이상 된 노포들이 많고 저 마다의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짝꿍이 인정하는 돼지국밥 맛집은 진한 국물과 고기 양이 푸짐하다는 '영진돼지국밥'인데 본점이 사하구에 위치해 있다고 차없으면 가기 힘들다고 하더라. 별미청돼지국밥은 어떨까. 기대된다.
별미청돼지국밥 메뉴/가격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홀 안에는 늦은 식사를 하시는 분, 이미 얼큰히 취해 해장을 하러 오신 분, 우리처럼 이제 마시러 오신 분 등 다양한 손님이 밀집해 있었다. 잠시 기다렸다가 빈 테이블이 치워지고 자리에 앉았다. 메뉴와 가격이다. 돼지국밥 9천5백원, 순대국밥/내장국밥 1만원, 수육백반 1만3천원이다. 우리는 돼지국밥을 주문했다.
원산지 안내다. 수육고기 독일산, 국밥고기 국내산, 내장 네덜란드산, 김치 배추와 무는 국내산, 고추가루 중국산, 쌀은 국내산이다. 전 세계가 담겨있는 국밥 한그릇이구나.
뽀오얀 국물의 돼지국밥이 나왔다. 배추김치와 깍두기, 국밥에 넣어먹을 부추 등이 세팅되었다. 이 날 별미청에는 이모 한 분이 주문과 서빙, 테이블치우기까지 모두 혼자 하고 계셨는데 어찌나 손이 빠르신지 후다닥이더라. 우리끼리 저 이모는 사장님이 월급 많이 줘야한다고, 1.5인 일을 혼자 하신다고 얘기까지 하며 나올 때 이모님께 엄지척도 해드렸다. 요즘 맛집을 다니면서 사람을 잘 써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좋은 직원은 놓치면 안된다.
부산에 왔으니 대선
역시 부산에 왔으니 대선을 마셔야 한다. 대선은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 소주다. 지역 여행을 다니면 그 지역분들은 참이슬이나 처음처럼이 아닌 지역 소주를 마시는데 부산도 마찬가지다. 대선이 가장 인기가 많다고 보면 된다. 대선 소주는 일반 소주보다는 도수가 약간 높은 17.5도라 진한 소주 맛을 좋아한다면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은 왜 돼지국밥일까? 부산과 경상도 지역은 원래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문화가 강했는데 부산항을 통해 다양한 식재료가 유입되면서 돼지 사골을 우려낸 국밥이 탄생했다. 부산 돼지국밥의 특징은 뽀얀 사골 국물에 돼지고기를 듬뿍 넣어 고소하고 깊은 맛을 낸다. 다대기와 새우젓, 부추를 곁들여 먹는 방식이 부산식 돼지국밥이다.
별미청돼지국밥에도 돼지고기가 잔뜩 들어갔다.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히 섞여 있어서 딱 먹기 좋다. 국은 맑기보다는 뽀얀 사골국물이라 술안주와 해장이 동시에 되는 느낌이다.
순대국밥도 부추를 넣어 먹는걸 좋아하는데 부산돼지국밥은 부추가 필수라고 하니 더할나위없이 좋다. 부추를 팍팍 넣어 대선 한 잔에 국물과 살코기를 크게 한입 먹어본다. 부산에 오길 잘했다. 이렇게 첫 날 저녁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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