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 혼여갔다고 토라진 짝꿍과 다시 제부도로 주말 여행을 다녀왔다. 딱히 제부도를 가고 싶었던 건 아닌데 오랜만에 쌓아올린 푸짐한 조개구이가 먹고 싶더라. 조개구이가 유명한 서울/경기 근교는 인천 영흥도와 소래포구, 경기 대부도와 제부도, 오이도가 있다. 충청도에는 태안 정도가 유명하다. 소래포구는 워낙 바가지로 유명해 요즘은 잘 가지 않고 가까이는 오이도를 가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1박2일 주말여행이라 다소 떨어진 제부도로 향했다.
↓ 제부도 혼여 여행기는 여기서 ↓
겨울 혼여 제부도 당일치기 드라이브_탑재산,빨간등대,회덮밥,바다뷰대형카페
둘도 좋고, 가족과 친구도 좋지만 문득 혼자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긴 시간은 아니더라도 당일치기로 어딘가. 그렇게 화성시 제부도로 당일치기 드라이브를 떠났다. 제부도는 어릴 때 대
margarita-room.tistory.com
요즘 폰카 필터 촬영에 빠진 짝꿍의 작품이다. 폰으로 봤을 때는 괜찮았는데 지금 보니 인위적이다. 이제 사진은 맡기면 안되겠다. 제부도는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데 썰물 때 육지와 연결되는 제부도 해상도로가 드러나 이동할 수 있지만 밀물 때는 다시 물에 잠겨 섬이 된다. 그래서 이 해상도로의 길은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며 울퉁불퉁하다.
또 가고 싶은 조개구이집
체크인 시간 전이라 숙소에 주차를 하고 숙소 사장님께 조개구이집을 추천 받았다. 세 곳 정도를 알려주셨는데 상호명이 독특한 이 곳을 택했다. '조개들의 입맞춤'이다. 뭔가 트렌디할 것만 같은 느낌의 집이었는데 실제로 방문했더니 입담 좋으신 이모님이 운영하고 계셨다. 우리는 바다가 보이는 야외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조개구이를 주문했다.
↓ 조개들의 입맞춤 위치는 여기 ↓
낙지 한 마리 라면
이 곳의 시그니처는 저 라면인데 라면에 살아있는 낙지 한 마리를 풍덩 넣어주기 때문이다. 이모님이 직접 라면도 끓여주시고 조개도 구워주시면서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너무 즐겁게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장사를 오래 한다면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까 싶다.
이 맛에 조개구이 먹는 것 아닌가? 잘 구워진 조개와 문어라면에 소주가 쭉쭉 들어간다. 요즘은 도시에서도 조개구이나 조개전골을 먹을 수 있지만 바다를 보며 야외에서 먹는 조개구이는 그 맛이 다르다. 바지락, 가리비, 키조개, 백합 등 푸짐하게 올라간 비주얼도 한 몫한다.
길고양이 조심하자
실컷 먹다보니 고양이가 한 마리 들어왔다. 털도 잘 관리한 것처럼 깔끔하고 계속 우리 주변을 왔다갔다 하길래 사람 손이 탄 고양이인가 싶어 안먹는 생선을 조금 줘봤다. 아주 맛있게 먹는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우리 주변에 고양이가 4~5마리가 몰려있다. 이 녀석이 소문냈나보다.
그리고....피봤다. 힘이 쎈 고양이만 먹는 것 같아 잘 못먹는 고양이에게만 주려다가 냥펀치 맞고 발톱에 긁혔다. 줄랑말랑한게 아닌데! 짝꿍이 더 놀래서 고양이들 다 내쫓고.. 함부로 길고양이들에게 음식 주면 안된다. 나처럼 피본다. 사람 손 탔다고 해도 그저 야생고양이다.
실컷 먹고 얼큰히 취해 나와 제부도에 있는 작은 놀이공원에서 서른 이 후 최초 바이킹을 탔다. 방방도 뛰고 범퍼카도 타고 신나게 놀다가 숙소에서는 잠만 잤다.
다음 날 아침 짝꿍이 누룽지를 끓여줘서 뜨끈한 누룽지에 해장하고 혼자 왔던 카페 해갓에 갔다. 아쉽게도 그 날 먹었던 까눌레는 없었지만 커피 한 잔에 소세지빵을 먹고 나왔다. 주말이라 앉을 자리 찾기도 어렵더라.
사강시장 맛찌개 Good
그리고 1박2일 여행의 마지막 점심을 먹으러 사강시장에 왔다. 사강시장은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랜 역사를 가진 시장인데 매일 2일과 7일에 오일장이 열리는 곳이다. 이 중 사강시장만의 음식이 있는데 바로 '맛찌개'다. 맛찌개는 맛조개를 주재료로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찌개다. 시장 곳곳 여기저기 맛찌개를 홍보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동네한바퀴에 나온 <희망회센타>로 갔다. 의외로 토박이분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회를 포함한 코스요리를 드시고 계셔서 시끌벅적했다.
↓ 희망회센타 위치는 여기 ↓
맛찌개에는 맛조개가 아낌없이 들어있는데다가 고추장찌개를 연상시키는 감자, 호박, 버섯 등의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있었다. 아쉽게도(?) 운전을 해야 해서 한잔하지는 못했지만 찌개만으로 한잔이 땡기는 그런 맛이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부모님 가져다 드리려고 포장도 했다. 다시 제부도에 온다면 맛찌개는 꼭 먹을 것 같다.
맛찌개를 남김없이 먹고 나왔더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이번 주말 데이트도 대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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