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야마 네스트호텔 체크인 후 짐정리를 하고 도고온천을 가보기로 했다.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졌을 때인데 구글맵 도보로 잡았더니 큰길가로 길을 알려주지 않고 골목으로 길을 알려줘 제법 무서웠다. 우리나라 지방 소도시들도 6시만 넘어가면 불이 꺼지고 골목에 사람이 없는데 일본 소도시도 마찬가지다. 이른 저녁이었지만 불빛이 거의 없는 골목들을 지나쳐 가려니 제법 무서웠다. 돌아올 때는 큰길로 오리라....!
마쓰야마 20일차 오전 일정은 여기
봇짱 열차와 나쓰메 소세키의 '봇짱'
대략 30분을 넘게 걸었더니 큰길이 나오고 밝은 빛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쓰야마의 유명한 봇짱 열차다. 봇짱 열차는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봇짱'에서 주인공이 증기기관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소설 속 시대적 배경과 열차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유명한 작가인데 어릴 때 본 소설인데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 여행으로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 알아보니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양자로 보내졌으나 이후 친구로 돌아왔고 힘든 환경에서도 학문에 몰두해 도쿄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 영국 유학까지 경험했으나 위장병과 스트레스 등의 건강 문제로 계속 고통을 받다가 49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마감했다고 한다. 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의 1천엔 지폐에 나쓰메 소세키의 초상이 실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봇짱열차 입장료 대인 1,300엔
토, 일, 공휴일에만 운행
봇짱 열차는 일본에서 1954년까지 실제로 운행하던 증기기관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는데 실내에는 들어가기 못해 아쉽지만 목조 의자 등 전통적인 디테일을 살려냈다고 한다. 봇짱 열차는 도고 온천에서 마쓰야마 시내 중심부까지 운행하니 주말에 마쓰야마를 방문했다면 한 번쯤 타봐도 괜찮지 않을까..! 더불어 기관사가 열차를 수동으로 조작하고 열차의 종소리와 휘슬 소리가 옛날 일본의 분위기를 더 살려준다고 한다.
봇짱 카라쿠리 시계탑
봇짱이 일본과 마쓰야마에 얼마나 큰 의미인지 열차 외에도 봇짱 시계라고 불리는 봇짱 카라쿠리 시계탑도 있다. 도고온천역 바로 앞 광장에 있는데 매 정각마다 시계탑이 작동해 소설 봇짱 속 등장인물과 주요 장면을 재현해낸다. 시계탑이 올라가고 커지며 인물들이 나오는데 굉장히 신기하고 즐거운 퍼포먼스였다.
봇짱 카라쿠리 시계탑의 퍼포먼스는 영상으로 확인하길! 낮에 왔어도 좋았겠지만 저녁에 조명이 켜진 시계탑은 또 다른 분위기가 있다.
봇짱 카라쿠리 시계탑 앞 족욕
봇짱 카라쿠리 시계탑 앞에는 무료 족욕을 할 수 있다. 천연 온천수가 흐르는 작은 공간인데 이 날 마법으로 도고 온천에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족욕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족욕을 하며 시계탑의 공연도 볼 수 있는데 미리 작은 수건은 챙길 것.
도고 온천
도고 온천 본관은 공사 중이어서 실내를 볼 수는 없었다. 도고 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중 하나로 3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다고 한다. 특히 이 본관은 미야자카이 하야오의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되는 료칸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 볼 수 없어 다음을 기약했다.
도고 온천 상점가의 도고푸딩
봇짱 시계탑에서 도고 온천으로 가는 길은 아케이드형 상점가로 즐비하다. 상점가는 대부분 식당과 기념품 가게 등인데 유난히 이 도고푸딩 가게가 눈에 띄어 들어가게 되었다.
마쓰야마의 지역 특산물은 감귤인데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어 감귤 재배에 좋은 환경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미깡'이라고 하는 고품질 오렌지 품종이 유명하다고. 마쓰야마 어디를 가든 감귤과 관련한 기념품들이 많아 나는 감귤이 들어간 도고푸딩을 먹어보기로 했다.
마쓰야마가 얼마나 감귤에 진심이냐면 온천 중에 감귤을 온천물에 띄우는 감귤 온천도 있다고 한다. 푸딩은 위에 있는 귤과 곁들여 먹으니 더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돌아오는 길에 큰길로 오며 대형마트가 있어 들렀다. 오이김밥과 샐러드, 오리지널 감귤, 맥주 등을 사서 숙소에 들어와 저녁을 먹었다.
일본에서 이렇게 김치를 많이 사먹게 되다니. 거의 장 볼 때마다 꼬박꼬박 김치를 샀다. 한국 김치보다 당연히 매운맛은 없고 달지만 그래도 꽤 먹을만은 하다.
처음으로 사 본 아사히 슈퍼 드라이. 원래도 뚜껑을 열면 거품이 올라오지만 이렇게 많이 올라오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맥주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이 날 너무 맛있게 마셔서 남은 일본 일정에 아사히 슈퍼 드라이를 꽤 마셨다. 내일은 환상적인 날씨를 자랑했던 마쓰야마성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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