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당신이 일본추리소설 매니아라면! 시마다소지 <점성술살인사건>

by 마가릿언니 2023. 12. 20.
728x90
반응형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추리소설 작가는 누구일까? 1년에 책을 한 권 정도 읽는 분이라면 모두 다 아는 '히가시노 게이고'일 것이다. 아마 히가시노 게이고는 하루키 다음으로 유명한 일본 작가가 아닐지? 나 또한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을 탐독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연히 범인을 맞추고 싶고, 사건을 해결하고 싶어서일꺼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묘하게도 사람 냄새가 난다. 그래서 더 공감을 하며 읽게 된다. 

 

2023년 12월 첫 번째 책으로 일본추리소설인 시마다소지 <점성술살인사건>을 선택했다. 대략 500페이지 이상의 어마어마한 분량의 책인데 구성이 독특해서 즐겁게 읽었다. 요즘 책 읽는데 소홀해졌다면 추천하고 싶다. 금방 다시 독서에 빠져들게 될테니까 말이다.


줄거리

 

1936년 도쿄에서 일어난 우에자가와 일가족 살인사건을 약 40년이 지나 점성술사인 미타라이와 그의 친구 이시오카가 사건의 미스테를 밝혀내는 추리소설. 우메자가와에는 화가인 아버지, 아버지의 두 번째 부인, 아버지와 전처 사이에서 낳은 딸, 두 번째 부인이 데리고 온 두 딸, 아버지와 두 번째 부인 사이에서 낳은 딸, 아버지의 동생네 딸 둘까지 이렇게 여덟 명이 었고, 아버지가 먼저 대저택의 아틀리에에서 밀실 살인을, 두 번째 부인이 데리고 온 출가한 첫째 딸이 강도 살인을, 나머지 딸들은 토막 살인을 당한 후 일본 전역에서 발견된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의 배후에는 아버지가 생전 쓴 수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딸들을 토막 살인 후에 아조트라는 완벽한 하나의 생명을 만들 것이라고 공표되어 있었다. 40년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범인은 누구이며, 어떻게 이런 일을 했을까?

 

나의 사색

 

 우메자가와의 괴상한 화가인 아버지의 수기로 시작되는 책. 이 수기만으로 50페이지 분량이 넘어갈 정도라 구성부터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주인공인 미타라이는 홈즈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작가인 시마다소지는 홈즈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한 것 같다. 다소 까칠하고 냉소적인데다가 소시오패스적인 기질까지 미타라이와 많이 닮았고, 왓슨선생이 홈즈에게 느꼈던 감정들이 이시오카가 미타라이에게 느끼는 감정과 유사하니 말이다.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이 교토에 간 이 후 이시오카에게 집중되어 이시오카의 추리들은 모두 무의미한 교토와 나고야 여행기가 되어버린 부분이 매우 아쉽지만(독자들 또한 이걸 왜 읽었지? 싶은 분량)  나름 추리를 하는 독자들을 현혹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한다. 

 

** 주의! 여기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범인이었던 도키코의 마지막 수기는 허무함을 느끼게 되었는데 살인과 계획은 모두 완벽했지만 정작 살인의 이유였던 엄마의 행복과 자신의 행복은 끝내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면서 목표하고 계획했던 것들이 과연 내 행복을 위해서일지? 또한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내 행복일까?

 

한 구절 

 

156p.

우등생이 되는 게 뭐 그리 대단한거야?

우등생이 열등생에게 뭘 해준다는거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건 절대 인정하지 않아.

 

180p.

사람들은 누구나 진정한 고통을

타인에게 말하려 하지 않는 법. 

방탕한 세월을 보내는 자도

가슴속에 어떤 고통이 깃들어 있는지 모른다.

 

221p.

생각해보면 나는 단지 흘러가는대로 살았고,

흐름에 거역해 이룩한 것은 무엇 하나 없다.

 

231p.

뭐든 비판은 쉽고 창조는 어렵지

 

247p.

내가 매력을 느끼는 건 사람이야.

기계를 흉내 내는 부분이 아니라.

 

248p.

너야 단순하고 소박한 애국심이라고 말하고 싶겠지.

정치에는 무지하다고 왓슨 선생도 말했으니까

그래도 범죄는 정치와 관계없는 것만은 아니니까,

정의에 대한 근원적인 의식은 국가주의 차원을 초월해야 해.

 

265p.

이렇게 매일 별의 움직임을 뒤쫓으면서 살다보면,

지구 위 소소한 우리의 행위는 허무한 게 정말 많아,

그 중 제일 허무한 것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더 소유하려는 경쟁이야.

 

325p.

이지(理智)로 움직이면 모가 난다.

감정에 치우치면 휩쓸린다.

아무튼 사람 세상은 살기 힘들다.

- 나쓰메 소세키 <풀베개> -

 

504p.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고,

이런 세계도 있구나 재미있네라고 생각한다면

소설을 쓰는걸 고려해보면 좋겠다.

당신의 내부에,

당신 자신도 모르는

거대한 능력이 잠들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중>


 

당신이 일본추리소설 매니아라면 

가장 재미있게 본 추리소설을 댓글로 나눠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