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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한국사회 이해하고 싶어요 문유석 에세이 <개인주의자 선언>

by 마가릿언니 2023.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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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16년에 한 번 읽었던 문유석의 에세이 <개인주의자 선언>을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다. 그 때도 끄덕끄덕 공감하면서 읽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내가 나이를 더 먹고 나서 보니 더욱 좋은 글들이 많더라. 

 

개인주의자선언

 

 

문유석 작가는 前판사다. 지금은 법복을 벗고 집필 활동에만 매진 중이지만 <개인주의자 선언>을 썼을 때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였다. 이 외에도 드라마로 만들어진 <미스 함무라비>와 <판사유감> 등을 집필했다. 사회생활을 오래하며 주변에게 "개인주의자입니다"라고 말을 했었던터라 이 책이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사실 흔히들 개인주의자와 이기주의자를 구분하지 않고 싸잡아서 얘기할 때가 있는데 그가 지칭한 "합리적 개인주의자"라는 표현이 반가웠다. 

 

문유석판사
문유석 前판사이자 작가

 

 

스스로 개인주의자임을 밝힌 판사의 눈으로 보는 대한민국 사회와 현상에 대한 내용들이 흥미롭고,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도 적용해야할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편협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앞을 보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더불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니 인문학 초보자라면 꼭 이 책을 들길 바란다.

 

개인주의자선언
개인주의자 선언

 

책을 읽을 때 꼭 감명깊은 구절을 적어놓는데 역대급으로 표시해놓은 문장들이 많았던 것 같다. 몇 가지를 소개하니 읽고, 흥미롭다면 지금 당장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32p.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는 이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그냥 남을 안부러워하면 안되나. 남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안되는 건가.

45p. 스티브 잡스가 매혹적이라 하여 그의 괴팍함과 못된 점조차 찬양할 필요는 없다. 훌륭한 점과 비판받아야 할 점은 냉정하게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

57p.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함부로 간섭하지 않고 배려하는 성숙한 개인주의 문화의 사회라면 이들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집단의 강요 없이, 자기가 스스로 선택한 취향이 맞는 작은 인간관계들의 고리 속에서 말이다.

133p. 속시원한 본능의 배설은 찬양받고,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는 위선과 가식으로 증오받는다. 그러나 본능을 자제하는 것이 문명이다. 저열한 본능을 당당히 내뱉는 위악이 위선보다 나은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위선이 싫다며 날 것의 본능에 시민권을 부여하면 어떤 세상이 될까.

167p. 경영자야말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 그 인재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방해하는 조직 내 관료주의의 벽을 부수는 능력, 그리고 더 중요한 능력이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하는 능력이다.

204p. 세상이 복잡하다고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신념과 분노에만 의지하다가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도 최악의 결과만 가져올 수 있다. 의심하고, 그거를 찾고, 다시 생각하고, 아니다 싶으면 주저없이 결론을 바꾸는 노력 없이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깨어 있어야 한다.

235p. 악을 행하는 악마보다 선악 구분조차 없는 백지상태의 야수가 더 무섭다. 자기행동의 의미를 성찰할 줄 모르는 무지야말로 가장 위험한 야수인 것이다. 그리고 이 야수를 문명의 굴레에서 풀어준 것은 무소불위의 정치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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