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때 이 후로 한 번도 가본적 없는 경주여행을 가기로 했다. 요즘에는 황리단길이라는 곳이 핫하다는데 내향인 커플들에게 그런 곳은 위험하다. 우범지역이다. 그래서 조용한 곳에서 산책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곳으로 계획을 잡았다. 그 전에 지인이 밀양 얼음골에 괜찮은 펜션형 호텔이 있다며 추천해줘 밀양에서 1박, 경주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 내향인 커플의 밀양/경주 겨울여행 코스 *
1일차. 밀양 : 산삼장어구이 → 에버미라클호텔
2일차. 경주 : 보문호 → 요석궁1779 → 양동마을 → 청공한옥
금요일 오전, 초보운전자인 내가 운전연습 겸 짝꿍에게 운전을 배워야 한다는 목적으로 밀양까지 4시간이 넘게 운전했다. 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영남지역까지 운전을 한 것인데 생각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한 것 같다. '밀양'이라는 지역은 나에게 전도연과 송강호 주연의 영화로만 아는 곳이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여행지다. 기대가 된다.
밀양 현지인 맛집 '산삼장어구이'
짝꿍이 찾은 점심 메뉴다. 밀양전통시장에 위치한 산삼장어구이.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이미 웨이팅이 있어 다소 기다림이 있었다. 이 곳은 42년이나 된 노포 맛집으로 민물장어 위에 산삼배양근을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백년가게'에도 선정되고, 각종 TV프로그램에도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메뉴는 산삼장어구이 3만원, 장어탕+강황밥 2천원이다. 워낙 손님이 많아 가게는 본관과 별관으로 나누어져 있고 우리는 별관으로 안내받았다.
↓ 산삼장어구이 위치는 여기 ↓
산삼배양근이 올라간 독특한 비주얼의 장어구이를 받았다. 3만원 가격으로 양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장어탕 등을 추가로 주문해 드시더라. 식당에는 관광객보다 현지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아저씨가 많았고 이 날 TV프로그램에서 촬영을 나와 진귀한 장면도 목격했다. 흔히 생생정보통에서 보는 장면들인데 드시고 계시는 분들이 막 따봉을 날리시며 너무 맛있다고 크게 말씀하시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그럼에도 출연하는 손님을 못찾았는지 사장님이 우리테이블에 오셔서 간단히 인터뷰를 해주면 식사비를 빼주겠다고 하시더라. '저..저희..내향형이라서...'
산삼장어구이집을 나와 밀양 시장을 한바퀴 돌며 숙소에서 먹을 싱싱해보이는 딸기 한 상자를 샀다. 그리고 바로 밀양 얼음골에 위치한 에버미라클호텔로 향했다. 가는 길에 멀리 보이는 설산의 풍경이 마치 그림과 같았다.
밀양 펜션형 호텔 '에버미라클호텔'
에버미라클호텔은 얼음골 매표소 입구에 위치한 호텔로 노천탕과 수영장 등이 있는 펜션형 호텔이다. 사실 사진처럼 늦은 저녁에 도착한 것은 아니나 체크인 때 찍은 사진이 없어 이 후 사진으로 대체한다. 우리는 대략 4시가 안되서 도착했고, 저녁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었기에 저녁 먹을 시간을 예약하고 숙소에 들어갔다. 숙소는 없는게 없는, 아무것도 챙겨오지 않아도 놀 수 있는 곳이었다. 카페와 와인바, 레스토랑 등이 있고 우리 방에는 히노끼탕도 있었다.
↓ 에버미라클호텔 위치는 여기 ↓
조식은 세 가지 메뉴 중 선택할 수 있는데 곰탕, 추어탕, 우거지탕이다. 우리는 둘다 우거지탕으로 예약했지만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어서 조식은 못먹었다는 슬픈 사실.
베란다에는 히노끼탕이 있는데 밖을 내다보며 반신욕을 즐길 수 있다. 저녁을 먹고 반신욕을 했는데 노곤노곤 피로가 쫙 가시는 것 같더라. 수영장과 노천탕은 옥상에 위치해있고 시설도 다양하고 커서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정말 좋아할 곳이더라. 내향형 커플은 구경만 하고 내려왔.....
저녁은 식당에 준비되어 있는데 우리는 오리로스구이로 미리 주문했어서 테이블세팅이 다 되어 있었다. 신선하고 다양한 쌈야채와 필요한 것만 다 있는 정갈한 밑반찬들이 담겨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이 어마어마해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되었던 오리로스구이다. 함께 구워먹을 버섯과 부추, 양파, 감자까지 여기 그냥 요리를 잘하는 식당이다.
오리 잡내가 전혀 안나는 오리불고기같은 느낌의 오리로스구이였다. 적당한 간에 각종 야채들이 어우러져 건강한 맛까지 느껴졌다. 이 날 숙소에 오기 전에 회를 포장해와서 조금만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둘이 정신줄 놓고 먹었어서 싹싹 긁어먹고 나왔다.
술이 빠질 수가 없다. 한라산 한 병을 주문했는데 만오천원이었나 굉장히 비싼 가격이었다. 입술에 축여 금처럼 마시자며 딱 한 병만 마셨다.
그리고 베란다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회에 한잔하고 히노끼탕에서 반신욕하고 얼큰히 취해 잠이 들었다. 밀양이라는 곳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물좋고 공기좋은 곳에서 잘 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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