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가고시마, 생각보다 컨디션이 떨어지는 게스트하우스를 보고나니 제대로 된 저녁을 먹고 싶어졌다. 무얼먹을까 고민하다가 가고시마의 명물인 흑돼지 샤브샤브로 결정했다. 가고시마 흑돼지는 쿠로부타라고 불리는데 가고시마현에서만 사육된다고 한다. 일본 내에서도 최고급 돼지고기로 평가받는데 영국에서 수입된 버크셔 돼지를 일본 기후에 맞게 개량해 일본에서 공식적으로 '흑돼지'로 인정받은 유일한 돼지다. 흑돼지샤브샤브로 유명한 음식점들을 검색하다가 숙소와 가깝고 일본풍의 음식점인 구마소테이에 갔다.
흑돼지샤브샤브 맛집 '구마소테이' 위치는 여기
Kumasotei · 6-10 Higashisengokucho, Kagoshima, 892-0842 일본
★★★★☆ · 샤브샤브 전문점
www.google.co.kr


가고시마 명물파티! 구마소테이
잠시 대기했다가 안내받은 자리는 4명의 일본인 아저씨들이 거하게 한 잔 하고 있었다. 물론 조용히 즐기고 계셔서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메뉴는 고민을 하다가 4,400엔 샤부쿠마 정식을 주문했다. 에피타이저와 키비나고 사시미, 어묵, 참치회, 흑돼지샤브샵, 밥, 사쓰마지루 된장국, 피클,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하나 가고시마 명물로 구성되어 있는 정식이라 다소 비싼감이 있어도 주문했다.

일본 여행 후 가장 비싼 저녁을 주문해서인지 술을 잘못 주문했다. 테이블 위에 있는 홍보 리플렛만 보고 저렴한 맥주가 있어 달라고 했더니 알콜프리... 논알콜 맥주였다. 어쩐지 맛이 없었다. 김빠진 맥주맛.

샤브샤브 세팅과 함께 참치회를 살짝 그을린 타다키와 샛줄멸이라고 하는 키미나도 사시미가 나왔다. 키미나도 사시미는 가고시마에서만 먹을 수 있는데 마트에 가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비린맛이 전혀 없고 시원한 느낌의 맛이라 꽤 좋아하는 편이다.

가고시마 향토요리 중 하나인 사쓰마아게다. 사쓰마아가에는 어묵 튀김으로 일반 일본 어묵보다 더 쫄깃하고 달달한 맛이 느껴진다. 뜨겁게 먹어도,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데 어육이 달라그런지 어묵이 아니라 값비싼 어묵떡을 먹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좋은 안주에 술이 빠질 수가 없다. 논알콜 맥주는 실패했지만 하이볼로 다시 주문했다.

그리고 나온 샤브샤브용 가고시마 흑돼지다. 색부터 참 예쁜데 일반 돼지보다 감칠맛이 강하고 지방 부분이 단맛을 낸다. 고구마 사료로 키워 소화도 잘된다고 하니 가고시마에 온다면 흑돼지 요리 하나쯤은 필수다.

그리고 밥과 미소시루가 나왔다. 가고시마는 미소시루도 특별한데 사쓰마지루라고 하는 사쓰마 된장국이다. 흑돼지와 고구마, 무, 당근, 버섯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된장국으로 가고시마의 향토 요리 중 하나다. 가고시마만의 향토 요리가 이 정식 하나에 다 들어가 있는 것.

마지막 디저트는 양갱이다. 하나는 고구마로 만든 양갱이었는데 젤리처럼 촉촉하고 보드러웠다. 떡보다 훨씬 퀄리티 있는 디저트였다. 정식 4400엔을 포함해 술까지 총 6215엔의 값비싼 저녁을 먹고 나왔다.
구마소테이에 나와 시내 산책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어느 건물 안에서 잠시 비를 피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비는 잦아들었고, 가고시마 시내는 아케이드 형태의 쇼핑가가 있어 그쪽을 구경하다가 하이볼을 사들고 숙소에 왔다.

가고시마 1인숙소 게스트하우스 M104
숙소 안 공유주방에 APBC를 보고 있는 일본인 부자(父子)가 있어 옆에서 조용히 같이 봤다. 최대한 한국인티 안내며 응원도, 탄식도 하지 않은채 우리나라를 응원했는데 아쉽게도 졌다. 이틀 후인가 또 경기가 있어 보려고 TV를 켰는데 안나오더라.

드디어 앞서 말한 가고시마 숙소 이야기다. 일본 여행 중 최악의 숙소라하면 바로 여기 게스트하우스M104 가고시마일 것이다. 4박 123,160원으로 도미토리룸도 아니고 싱글룸이라 특별히 나쁠 것 없다 생각했다. 물론 리뷰를 확인하지 않는 내 잘못이 가장 크다. 우선 방 곳곳이 관리하지 않은티가 역력했다. 뜯겨진 벽지, 오래되보이는 콘센트, 곳곳의 먼지 방안에 문같은게 있어 열어보니 보일러실같은게 숨어져 있었고 4박 내내 벌레가 나올 것 같아 불을 켜고 잠을 잤다. 화장실과 욕실은 딱히 나쁘진 않았지만 세탁실에 세탁기는 거의 사용한 흔적이 없을 정도로 엉망이어서 시내에 나가 세탁을 따로 맡겼다. 방에 있는 창문 커튼을 젖히면 야경과 더불어 해당 층의 엘리베이터 앞이 훤히 보였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보니 내 방이 훤히 보이더라. 물론 커튼을 닫으면 되니 문제 없는데 괜시리 무서웠다. 벌레가 나올 것 같아 가급적이면 안에서 먹은 것들은 바로바로 버리고, 공용키친에서 먹었는데 셋째날밤인가 결국 공용키친에서 바퀴벌레를 만났다. 여자 혼자라면 뜯어말리고 싶은 숙소다.
가고시마 1인숙소 게스트하우스 M104 위치는 여기
게스트 하우스 M104 가고시마 · 10-4 Meizancho, Kagoshima, 892-0821 일본
★★★☆☆ · 호텔
www.google.co.kr

그나마 이 숙소의 장점이라고 하면 낮에 사쿠라지마섬이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사쿠라지마로 가는 페리와도 가깝다. 하지만 다음에 묵는다고 하면 N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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