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걸 참 좋아하는 나. 뭔가 목표를 두면 더 즐겁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검색하던 중에 알게 된 경기옛길 삼남길이다. 제1코스는 한양관문길로 남태령 표석부터 인덕원 옛터까지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앞에서 버스를 타고 남태령 시작점에 내려 걷기 시작했다.
남태령 시작점에 붙어 있는 안내판이다. 거리는 9.7km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난이도는 보통이다. 과천성당을 지나 만날 수 있는 온온사는 정조가 능행차 당시에 묵어간 곳이기도 하다고. 온온사를 뒤로해 관악산 등산로의 입구이기도 한 과천향교, 과천시청과 정부과천청사를 지나면 물맛이 훌륭하다 하여 정조가 벼슬을 내렸다는 가자우물을 만날 수 있다고. 즉, 제1코스인 한양관문길은 정조의 숨은 곳곳을 볼 수 있는 코스다.
오랜만에 숲길을 걸으니 괜시리 무서워져 한참 흔들린 사진. 남태령 옛길이다. 짧은 이 길을 걷다보면 남태령 주택가 뒷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예쁜 카페를 봐서 좀 쉬었다 가기로 한다.
남태령 카페 언트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에 책을 읽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훌쩍. 카페에 사람이 많았는데 다들 매너들이 좋으셔서 조용조용해 책이 잘 읽혔다. 브런치 메뉴들도 괜찮아 보였는데 다음엔 브런치 도전.! 대략 1시간 가량 앉아 있다가 다시 걸어본다. 둘레길 어플의 네비게이션을 켜고 갔는데 관악산쪽에서 길을 좀 헤맸다. 거기에 강아지가 아닌 개들의 짖음에 '돌아가야하나' 고민의 순간들도 왔다.
과천 경기도 유형문화재 온온사
관악산을 내려와 걷다 보니 온온사가 나왔다. 온온사는 1650년에 지어진 과천현의 객사로 객사는 임금을 상징하는 나무패인 전패를 모셔놓은 곳이다. 온온사는 정조가 수원에 있는 아버지 사도 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참배하고 돌아오던 길에 머물며 붙여준 이름으로 '경치가 아름답고 몸이 편안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주위를 둘러보고 잠깐 계단쪽에 앉아 쉬었다.
절반 도착!! 난이도가 보통인만큼 관악산에 잠깐 들렀던 길을 제외하곤 쉽게 쉽게 갈 수 있는 편이었다. 남태령표석 ~ 온온사 ~ 과천향교 ~ 가자우물 ~ 인덕원옛터 코스를 한 번 더 보고 들러보길 바란다.
이제 곧 인덕원역이 보인다. 배가 심히 고파 망향비빔국수에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긴 시간이라 손님은 한 팀 밖에 없었다. 나는 부심 부릴 수 있는 비빔국수와 돈까스 세트를 주문했다.
과천 망향비빔국수
빨간 비빔국수와 소스가 가득 뿌려진 돈까스가 나왔다. 배가 고파 맛있었던건지 그냥 이 음식이 맛있는건지 국수와 돈까스 모두 한 점도 남기지 않고 싹 먹고 배두드리며 나와 인덕원역 마지막까지 걸었다. 사실 걷는게 너무 재밌어서 인덕원역에서 집까지도 걸어보고 싶었는데 네비게이션을 켜두고 있어서 휴대폰 배터리가 닳아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제2코스는 언제 걷게 될까. 날이 조금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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