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쭉 살았던 곳. 나는 안양이 고향이다. 물론 대학이나 직장생활을 하며 서울 이곳저곳에 다녔지만 그래도 잠을 자는 건 쭉 우리집이자 고향인 안양이었다. 처음 사람을 만나면 어디사느냐는 질문을 하는데 안양이라고하면 다들 "아! 안양알아요! 일번가" 내 세대 때 일번가는 곧 유흥의 거리이자 잘 노는 친구들의 향유의 곳이었다. 그리고 다음 말하는 것이 중앙시장이다. 중앙시장에는 안양에만 있는 골목이 하나 있다. 바로 순대곱창골목이다. 돼지곱창을 빨갛게 볶은 음식인데 신림이 백순대가 유명하다면 안양은 요 빨간 순대곱창볶음이 유명하다. 순대곱창골목에 가면 가게마다 이모님들이 나를 붙잡는데 내가 가는 곳은 바로 이 곳 "안양집"이다.
안양 곱창골목 안양집은 가장 맵게가 됩니다.
중앙시장 중심에서 들어오는 순대곱창골목에서는 좀 끝에 위치해 있고, 아울렛에서 들어오는 순대곱창골목에서는 앞쪽에 위치한 안양집이다. 사실 어렸을 때는 다른 집에 갔었는데 그 곳이 손님이 많아지고 분점도 내면서 양이 좀 줄었다는 엄마피셜에 지인 소개로 가게 된 안양집이다. 다른 집보다 안양집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맵기 조절"이 제대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날은 오랜 일본 여행에 돌아와 한국의 매운맛을 느껴보고 싶어 안양집에 들어가 "가장 맵게"라고 주문했는데 짝꿍이랑 땀흘려가며 제대로 맵게 맛있게 먹었다.
안양집 메뉴
백순대 11,000원/양념순대곱창볶음 10,000원/볶음밥 2,000원이다. 양념 외에도 백순대를 먹는 분들도 꽤 있었는데 알고보니 안양집이 백순대 전문이라고 한다. 나는 신림에서 주로 백순대를 먹었었는데 첫맛은 맛있는데 몇 번 먹으면 특유의 기름 때문에 좀 질리더라. 그래서 무조권 가장 맵게! 양념으로 먹는다. 주문 시에는 순대만도 가능하니 돼지곱창을 못먹는 분이라면 참고하시라.
물과 서비스 콜라, 단무지를 가져다 주신다. 안양 곱창골목만의 시그니처 서비스는 바로 음료수다. 모든 가게에서 병 음료를 서비스로 꼭 챙겨주시는데 콜라, 환타 등이 랜덤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모님들이 모두 친절하고 푸근하다. 안양집뿐만 아니라 모든 가게의 이모님들이 순대곱창골목에 터를 잡고 오래 장사를 해오신 분들이라 정이 많고 시원시원하시다. 골목에 들어서면 "먹고 가~"라는 말들이 들리는데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호객 행위이니 극I라도 들어갈 수 있다.
안양집은 따로 깻잎을 잘라 챙겨주신다. 순대곱창을 싸먹기도 하고 매운 순대곱창을 한입먹고 깻잎으로 개운하게 마무리할 수도 있고, 혹은 그 위에 더 올려서 먹을수도 있다. 내맘대로 깻잎이다.
어찌 이 비주얼이 맛이 없을 수가 있는가. 양배추 가득에 순대와 곱창이 아주 듬뿍 들어가 있고, 쫄깃한 당면이 감싸는 중이다. 깻잎과 부추과 입맛을 돋구어주고 통깨가 찹찹 올라가 있다. 먹다보면 배가 부른데 일주일만 지나도 다시 이 맛이 생각나는 중독성있는 맛이다.
나는 늘 순대 곱창 반반으로 주문하는데 곱창은 돼지냄새 하나도 안나고, 순대도 요 순대만의 느낌이 있다. 곱창과 순대를 양배추와 함께 한젓가락 입에 넣으면 소주 한 잔이 그냥 생각나는 맛이다. 이 날은 2인분을 먹고 볶음밥 하나까지 클리어 후에 일본 음식도 맛있지만 역시 한국인은 매운맛을 먹어줘야 한다고 얘기나누며 낄낄거렸던 날. 안양 순대곱창골목에서 가장 맵게, 잘하는 집인 안양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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