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니 복날에 챙겨먹는 음식들이 아플 때, 기가 허할 때, 피곤할 때 자주 생각나곤 한다. 그 중 으뜸은 단연 삼계탕이다. 몸살감기가 막 오기 시작하면 으슬으슬하는데 이 때 딱 뜨끈한 삼계탕 국물을 한입 먹으면 몸이 금방 노곤노곤해지기 때문이다. 오늘은 장기간 해외여행에서 돌아와 비가 제법 내리던 저녁에 삼계탕이 떠올랐다. 집 주변에는 삼계탕집이 생각이 안났는데 박달시장 끄트머리에 오래 자리잡고 있던 이 집이 생각났다. 바로 "풍기삼계탕"이다.
언제부터 여기에 터를 잡았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이곳을 지나다니던 몇 십년 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곳이다. 주로 집에서는 엄마가 삼계탕을 해주시는지라 동네 근처에서 사먹지는 않았다. 그래서 처음 가게 된 곳이다. 풍기삼계탕은 그 유명한 만복순대국 맞은 편, 택이네 조개전골 옆에 위치해 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곧 밤이 될 무렵이다. 추워서 더 생각이 난다. 풍기삼계탕을 서술하는 것은 "전통삼계탕명가"다. 앞에 이렇게 붙이기 쉽지 않은데 검색해보니 박달동 외에도 타 지역에 풍기삼계탕이라는 이름을 쓰는 곳이 있고, 메뉴도 비슷하다. 프랜차이즈 홈페이지가 지금은 폐쇄되었지만 프랜차이즈가 될 뻔한 브랜드인걸로 보인다.
영양표시사업실천업소 현판이 붙여져 있다. 시에서 이런 사업을 인증해주는 건 가게도 소비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데 매년 점검은 필요하지 않나 싶다. 풍기삼계탕은 안양사랑페이 사용도 가능하다.
풍기삼계탕 메뉴
요즘 보기 힘든 좌식으로 되어 있다. 이른 저녁이라 우리와 한 팀 정도 있었고, 먹다보니 손님들이 들어왔다. 지역 주민 찐맛집이 아닐까. 메뉴는 단촐하다. 삼계탕 16,000원 / 인삼튀김 17,000원 / 인삼주 5,000원~7,000원 우리는 삼계탕을 주문했다. 들깨삼계탕을 좋아하는 편인데 전통삼계탕은 오랜만이다.
주로 치킨집에서 자주 나오는 채썬양배추와 마요네즈+케챱 샐러드다.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삼계탕이 나오기 전 슥삭슥삭 비벼 먹었더니 입맛이 살아난다. 여기에 풍기삼계탕은 맛보기 인삼주를 주신다. 대부분 작은 잔을 하나 내어주시는데 풍기삼계탕은 도쿠리로 내어주셔서 4~5잔 정도 마실 수 있다. 인삼주도 꽤 괜찮아서 더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오늘은 여행 피로를 풀어야하기에 마시지 않기로 했다.
이것이 전통삼계탕이다. 맑은 국물에 분홍빛 닭한마리가 퐁당, 닭 안에는 찹쌀이 그득 들어가 있다. 맑은 국물은 인삼이 베이스고, 국물 한입으로 몸이 따뜻해지고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정신없이 국물을 먹고 이제 닭고기 차례. 푹 고와 살이 쏙쏙 잘도 빠진다. 고기 순삭 후에는 찹쌀 한 숟가락에 김치 올려 먹으면 여기가 천국이로다.! 왜 이제 첫 방문했는지 아쉬울 정도로 맛있게 먹은 풍기삼계탕이다. 재방문 의사 당연있습니다.
풍기삼계탕 내돈내산/위치입니다.
https://maps.app.goo.gl/Lrzw6CgnyEFT8aYB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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