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여행기를 꺼내본다. 작년 여름 남동생에게 별안간 연락이 왔다. "누나 음악 페스티벌 갈래?" 티켓이 생겼는데 본인은 못가게 되었다고 가란다. 감사감사 땡큐지. 바로 오케이하고 봤더니 가평 자라섬에서 열리는 KT보야지투자라섬 음악페스티벌이었다. KT에서 멤버쉽 혜택으로 매년마다 여는 페스티벌이라고 하는데 2015년부터 시작해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페스티벌이다. 토, 일 중 선택해 갈 수 있었는데 직장인 사정상 토요일에 가기로 하고 라인업을 봤다. 캔트비블루, 스킵잭, 터치드, 적재, 박정현, 김윤아, 윤종신...! 음악은 거드는 가평 자라섬 여행이다.
가평 설악막국수 춘천닭갈비 본점
토요일 막힐 상황을 대비해 일찌감치 출발했다. 아침겸 점심을 먹으로 고속도로에서 바로 내려와 보이는 가평 설악막국수 춘천닭갈비집을 찾았다. 우리가 계획한 것은 아니나 오픈런이 되어버려서 약10분 정도 대기 후 세 번째 손님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회사 대표님이 종종 포장해와서 먹을 정도로 괜찮다고 해 선택했다.
우리가 아는 춘천닭갈비가 아닌 숯불닭갈비다. 초벌한 닭갈비를 숯불에 노릇이 구워 먹는데 닭고기가 부드럽고 양념과 잘 어울렸다. 숯불닭갈비2인에 후식막국수 비빔을 시켰다가 짝꿍은 막국수에 반해 물막국수를 추가해 먹었다. 예전에 촬영한 것을 꺼내 사진을 보니 다시 먹고 싶어진다.
숙소는 페스티벌 장소와 가까운 자라섬 근처로 잡았다. 주차를 먼저 하고 페스티벌 장소까지 걸어 이동하기로 했다. 캠핑카트에 간이테이블1개와 의자2개, 햇빛을 막아줄 수 있는 우산, 돗자리, 마트에 들러 사온 술과 안주 등을 챙겨 갔다. 생각보다 이동 거리가 꽤 되서 나눠 들고 가는데도 땀이 뻘뻘났다.
그래도 날이 좋아 즐겁게 즐겁게! 이렇게 걸음으로써 하늘 한 번 더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걷는다.
티켓부스에서 음악페스티벌의 기본 정석! 팔찌를 받고 공연장으로 갔다. 이제 막 공연이 시작되고 있을 때라 아직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입장할 때 술 반입 금지였는데 이미 사온걸 어쩝니까...! 별다른 검사가 없어 그냥 들어갔다. 근데 안에서 술을 못먹게 하는 것도 아니고 왜 술 반입 금지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더군다나 여러부스에서 술을 팔고 있지만 대부분 시중보다 비쌌다.
이미 스테이지 바로 앞 잔디석은 만석이고 어차피 의자가 있는 캠핑석은 뒤쪽이라 뒤에 자리를 잡았다. 의자를 펴고 우산을 달고 테이블을 깔고 편의점에서 얼음컵 두 개를 사와 레몬이 통째로 들어간 하이볼을 마셨다.
덥다. 덥다. 8월의 마지막 날이었는데 굉장히 더웠다. 우산이 하나밖에 없고 부채나 선풍기 등을 챙기지 않아 더위를 고스란히 느꼈다. 다음에는 꼭 우산을 하나 더 챙겨오리라...!
음악페스티벌에 오면 늘 낮 시간을 채워주는 밴드들이 있는데 새로운 밴드를 알게 되는 시간이 참 좋더라. 오히려 뒤의 메인보다 훨씬 좋을 때도 있다. 이번에는 터치드라는 밴드를 알게 되었는데 4인조 혼성 밴드로 메인보컬인 윤민의 음색에 반해버렸다. 알고보니 2020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밴드 최초로 대상과 인기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었다. 음원사이트의 인기차트가 주는 폐해라고나 할까... 이런 숨은 뮤지션들을 찾기가 어렵다.
터치드 공연 때 가까이 듣고 싶어 화장실 갔다가 메인 스테이지 사이드로 자리를 옮겼다. 하이볼 끝. 버드와이저로 다시 시작. 간이화장실을 많이 만들었는데 예상보다 깨끗해서 이용하기 편했다.
터치드 다음이 적재였는데 비긴어게인에서만 보고 적재 노래를 듣는 건 처음이라 생소했다. 이 후 오랜만에 보는 박정현. 역시나 변함없는 실력이다. 과거 회사에서 나는가수다 PPL 들어갔을 때 공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들었던 '미장원에서'가 참 좋아서 한참 듣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이 날은 '꿈에'를 듣다가 가사가 슬퍼 짝꿍이랑 왈칵 울어버렸다. 그리고 김윤아. 늦여름밤과 잘 어울리는 보컬리스트였다. 마지막 윤종신이었는데 여기까지 보고 나오면 사람에 밀릴 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걸어가면서 들었다. 윤종신의 오르막길 듣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숙소에 가서 들었다. 더위를 정통으로 맞아서 씻고 바로 뻗어 버렸던 기억.
2025년에도 다시 만나자. 제대로 준비해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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