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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진짜로 내가 원하는 게 뭐야! 12월 넷플릭스 신작 <더 킬러>

by 마가릿언니 202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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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핀처의 대표작을 고르라고 하면 대부분 <파이트클럽>을 얘기하지 않을까. 물론 <파이트클럽>외에도 어마무시한 영화들을 만들어낸 감독이지만 그만큼 <파이트클럽>이 줬던 한 방은 모두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대학 시절 도서관 멀티미디어실에서 봤는데 보다가 다음 강의를 말 그대로 "쨌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서도 멍하니 집에 온 것 같다. 이 후에도 특별히 데이빗 핀처 영화라고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거의 모든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나를 찾아줘>를 좋아하는 편이다. 원작 소설도 읽었고, 최근 여행길에서도 다시 보기도 했다. 물론 연출도 좋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로자먼다 파이크의 싸이코패스 연기 때문인 듯.

 

2023년 넷플릭스 신작 <더 킬러>는 데이빗 핀처가 약 3년만에 연출한 영화다. 거기에 애정할 수 밖에 없는 마이클 패스벤더라니!! 안 볼 수가 없다. 완벽했던 킬러가 기다렸던 임무를 실패하고, 조직은 실패한 킬러를 암살하고자 했지만 킬러의 여자친구에게만 큰 상해를 입힌다. 킬러는 조직에게 복수를 결심하고 하나하나 헤치우는 내용. 이렇게 보면 마치 덴젤 워싱턴의 <더 이퀄라이저> 처럼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액션영화일 것 같지만 전.혀.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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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킬러 The killer>의 한/영 포스터

 

오히려 드라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영화는 킬러의 독백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조직은 생각보다 허술한 편이다. <더 킬러>에서 집중하는 건 복수의 과정이 아니다. 왜 복수를 하냐의 문제다. 영화의 마지막 처치해야 하는 사람 중 하나인 틸다 스윈턴이 이야기 하나를 킬러에게 들려준다. 

 

사냥꾼이 곰을 만나 총으로 곰을 쐈다.

죽은 곰을 보러갔더니 곰은 없었다.

살아 있는 곰이 사냥꾼 앞에 나타나 말했다.

"너에겐 2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잡아먹히는 것, 하나는 항문을 내놔라"

사냥꾼은 사는 걸 선택했다.

사냥꾼은 다시 총이 아닌 더 강한 무기를 가지고

곰을 잡으러 갔다.

제대로 조준해서 쐈는데 또 곰은 살아 있었고

사냥꾼은 다시 치욕을 당했다.

사냥꾼은 이제 바주카포를 준비해

곰을 겨냥해 쐈다.

바주카포 화력으로 인해 쏘고 난 후 사냥꾼이

튀어나갈 정도였다.

자욱한 연기가 없어지자

살아있는 곰이 나타나서 말했다.

"너 사냥하려고 오는 거 아니지?"

 

그리고 굳이 왜 종업원이 있는 레스토랑에서 내 앞에 나타났느냐고 묻는다. 나는 이 이야기가 영화의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킬러는 독백으로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데 계획대로 해야한다, 동감하지마라, 동감은 나약하다 등의 냉혈한같은 말들이다. 실제로 킬러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혹은 이제는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 그래서 한 번도 실수 하지 않았던 총이 빗나갔고, 나의 실수와 과거를 아는 자들을 정리한 것이라 생각된다. 

 

사람 대부분은 진짜로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모른다. 회사를 다니고, 택한 직업들,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모두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듯 말이다. 결국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언제고 그만두게 되어 있다. 마음과는 다른 총질을 해대던 사냥꾼이 되지 않으려면 내가 원하는게 뭔지를 찾아야 한다. 

 

(23년 12월 20일 기준)

Imdb 6.8

네이버영화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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