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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35일 일본기차여행기

3일차 오타루 -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삿포로 소바축제)

by 마가릿언니 2023.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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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잠을 못자서 오늘은 느긋하게 일어나 천천히 준비했다. 이미 목적지는 확정. 오늘은 당일치기로 오타루에 간다. 오타루는 삿포로역에서 기차로(JR 본선 일반열차, 750엔) 편도 약 45분 소요되는 가까운 곳이다. 비 예보가 있다. 우산 없이 다이소 우비만 들고온 나는 우비를 챙겨 나간다. 무얼 먹고 움직여볼까? 바로 삿포로 소바축제로 간다. 

 

 

삿포로 소바축제

 

다행히 아직 비는 오지 않는다. 소바축제는 11시쯤 오픈되었고, 나는 오도리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가 오픈 대기줄에 맞춰 줄을 섰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나. 이럴 때 긴장이 살짝 된다. 

 

 

내가 구매한 티켓이다. 여러 부스의 소바 중 하나를 먹을 수 있는 티켓과 음료 1잔 티켓이다. 가격은 1,250엔. 사실 어떤 티켓이 소바이고 어떤 티켓이 음료인지 몰라 파파고 찍어봤다.

 

 

축제가 열리는 날짜별로 메뉴가 다소 다르다. 이럴 때는 동행 생각이 간절하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그러나 나는 혼자고 배도 하나다. 부스를 주욱 둘러본 후, 줄이 좀 서 있는 대중성있는 집으로 택한다. 바로 카레소바다. 단일 메뉴이기 때문에 티켓을 내면 소바와 카레소스를 담아 내어준다. 근데 여기서 또 난관봉착. 음료 티켓을 쓸 수 있는 부스가 보이지 않았다. 스탭에게 물어보니 이건 뒷편에 별도 부스로 마련되어 있었다. 소바를 들고 이동하기 어려워 우선 테이블에 소바를 놔두고 음료부스에 갔다. 꽤 어려보이는 남직원들이 음료를 내어주는데 나는 쌀소주에 얼음물을 넣기로 한다. 

 

 

선택은 옳았다! 처음 먹어보는 카레의 점성! 진득한 카레소스가 소바와 잘 어울렸다. 과거 대만에서 먹은 곱창국수의 점성과 비슷한데 전분가루를 넣어서 그런것일까?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또 먹고 싶어지는 맛이었다.

 

니조시장

 

오타루에 가기 전에 니조시장을 구경하러 갔다. 다양한 해산물을 보면서 느낀건 정말 일본은 해산물 천국이구나 싶더라. 니조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카이센동이 먹고 싶어져 여기도 그냥 사람 많아 보이는 곳으로 불쑥 들어갔다.

 

 

다양한 카이센동 종류가 있었는데 나는 다양한 종류를 먹어볼 수 있는 것으로 선택했고, 하이볼 한 잔까지 함께 주문했다. 가격은 2,660엔. 모든 횟감이 맛있었지만 특히 우니가...예술이었다. 가끔 한국에서도 우니를 먹지만 텁텁한 맛이 느껴지거나 특유의 비릿한 향이 있었는데 그런 거 전혀 없는 고소함이었다. 카레소바를 먹고 물론 좀 걷긴 했지만 또 카이센동이 위에 들어가는 나란 여자 칭찬한다.

 

니조시장을 나와 삿포로역으로 걷는다. 대략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인데 TV타워에서 못샀던 마그넷을 사고 싶어 기웃거리던 중에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진다. 걸음을 서둘러야겠다 싶었는데 비가 후두둑으로 바뀌어서 급히 우비를 입었다. 그리고 삿포로역을 10분 정도 남기고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말 그대로 폭우였다. 우산없이 우비를 입은 게 다행이었지만 청바지가 흠뻑 젖었고 이런 상태로 오타루로 가는 기차를 탔다. 다행히 오타루는 날씨가 좋지는 않았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바로 보이는 오르골당에 들어갔다.

(나는 오타루역에서 내리지 않고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리고 갈 때는 오타루역에서 삿포로로 이동했다.)

 

 

오르골당

 

내용물보다 규모가 놀라웠던 오르골당. 모여있으면 예쁘나 하나만 사서 집에 가져가면 쓰잘데가없는 예쁜 쓰레기가 된다는 것을 오랜 여행 경험상 잘 알기에 이쁘다 이쁘다 하고 구경만 했다. 

 

 

업어가고 싶었던 가오나시 오르골.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아-아"가 대사의 전부인 가오나시. 착한 요괴라는 이중적인 컨셉도 마음에 드는 가오나시. 오죽하면 내 캐리어 네임택도 가오나시다.

 

 

드디어 첫 쇼핑 성공! 유일하게 여행 때마다 모으는 마그넷이다. 삿포로 홋카이도 대학과 눈이 내린 오타루 운하이다. 마그넷도 가격이 꽤 되서 1,155엔이었다.

 

롯카테이

 

유명한 롯카테이라는 과자점에 들어왔다. 롯카테이 외에도 르타오 등 디저트류 가게들이 유명한데 롯카테이는 삿포로에도 있다고 한다. 많이들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것 같은데 남은 일정이 30일이 넘는 나는 내가 먹을 주전부리를 몇 개 골랐다.

 

 

들어가지는 않고 단풍 덩굴이 예뻐 찍은 로만칸이라는 곳. 유리공예 같은 것들이 있다.

 

 

카마에이 공장직영점

 

영화 러브레터, 윤희에게 등으로 유명한 오타루. 다들 영화를 보고 왔거나 오타루운하를 보러 왔겠지만 내 진짜 목적은 바로 어묵 공장이다. 나는 지인들은 모두 아는 어묵, 오뎅 귀신인데 엽기떡볶이를 주문해도 엽기오뎅을 주문하고, 이자카야나 술집에 가면 오뎅탕을 시킨다. 부산에 갔다 오면 어묵을 꼭 사오고 말이다. 근데 일본 어묵 공장...?!! 어묵도 구입할 수 있고, 실제 만드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니 안갈 수가 없다. 

 

 

이렇게 어묵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시청각 자료로 어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도 있으니 어묵 매니아라면 꼭 가보길 바란다. 당연히 바로 먹을 수 있는 어묵도 몇 개 구입했는데 쇼케이스 사진을 못찍어 먹으려고 꺼낸 어묵으로 대신한다.

 

 

가운데에 치즈가 박힌 어묵이다. 밀가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생선살 그대로의 맛이 살아있는 어묵이었다. 이 외에도 기본적인 것들도 구매해 저녁으로도 먹었는데 맛있었다!

 

 

어묵 먹는데 빠질 수 없어 바로 옆에서 구매한 오타루 맥주. 그닥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병이 예쁘다 정도?

 

 

오타루 운하

 

드디어 만난 오타루 운하. 오타루에서도 비가 오다 안오다를 반복했기에 운하에서도 날씨가 좋지 않았다. 오타루 운하 크루즈를 타려고 했으나 날씨도 좋지 않고 야경을 보면서 타고 싶었는데 어디 들어가 기다리기에도 시간이 애매해 크루즈는 타지 않는 걸로 결정. 벤치에 앉아 운하를 바라보다가 오타루역 기차를 타러 이동한다.

 

 

오타루역 가는 길에 만난 기찻길. 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오타루는 워낙 관광도시로 유명해 많은 인파가 오는데 반나절 오타루를 다니면서 느낀건 그저 상업적으로 잘 조성한 소도시 느낌이고, 유럽풍을 잘도 따라했다는 생각만 든다. 아마 일본 사람들조차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짧은 기간 홋카이도 여행 중이거나 일본 여행을 좀 다닌 분이라면 과감히 오타루는 포기해도 될 것 같다. 특히 하루는 너무 길다. 반일 일정을 추천한다.

 

 

오타루역에 도착. 금요일 퇴근 시간과 맞물려 사람이 많아 기차에서는 서서갈 수 밖에 없었고, 휴대폰 배터리는 가는 중에 OFF 어쩔 수 없이 요도바시 카메라에 가서 보조배터리를 구매했다. 

 

저녁은 뭘 먹을까 하는데 아침겸 점심을 너무 거하게 먹은 것도 있고, 오타루에서 어묵이며 이것저것 줏어먹기도 해서 오늘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결정.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맥주를 사서 숙소 1층 카페에서 먹는다.

 

 

참 별거 없는 내용물인데 이것조차도 맛있다. 

 

 

투텐 삿포로 호스텔의 좋은 점 중 하나가 프리드링크 티켓을 준다. 나는 이미 맥주를 사왔기 때문에 우롱차를 주문했다. 내가 원한 우롱차의 맛이다.

 

 

롯카테이에서 사온 간식을 디저트로 2박 3일 삿포로 일정은 끝이 났다. 눈이 오지 않아서 홋카이도에 왔나?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오키나와와 유사하게 이 지역만의 특색이 느껴져서 그것만으로 즐거운 여행지였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꼽으라면? 바로 날벌레 유키무시...!!!!! 다음에는 눈이 쌓인 삿포로에 오고 싶다.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

3일차 오타루 끝

→ 2일차 여행기는 여기서

 

2일차 비에이/후라노 -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메시야, 다이치)

아침 6시에 일어났다. 호스텔 방안은 깜깜하다. 조용조용 세면도구를 챙겨 샤워실에 씻고 나왔다. 옷을 꺼내려다보니 캐리어가 쿵쾅거린다. 어글리코리안되기 싫은 코리안은 준비를 서두른다.

margarita-room.tistory.com

 


 

삿포로에 가셨던 분이라면

어떤 곳이 좋으셨나요?

 

삿포로에 가실 분이라면

어떤 곳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다음 포스팅은 하코다테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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