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의 향연으로 인해 꿀잠을 잤고 눈을 떠보니 시간이 꽤 지나가 있었다. 더 자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케이블카 타러 가는 길의 언덕인 하치만자카를 걷다가 온천을 하기로 했다. 온천은 구글지도에서 "Onsen"으로 검색했고,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대욕장이 있길래 무작정 가보기로 했다.
DAY5 낮술의 향연 글은 여기서
낮잠을 자서 그런지 약간 한기가 느껴졌고, 움츠린 몸으로 하치만자카를 걸었다. 늦가을마냥 낙엽이 잔뜩 떨어져 있었고, 주변의 상가도 거의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이 때가 7시쯤..? 사람도 거의 없었다. 유명 장소임에도 한적해서 의아했다.
주위에는 성당, 공회당, 저택, 영사관 등 멋진 건물들이 많았다. 한낮에 왔어야 했는데 나의 충동적 성향을 반성하며 무섭지만 걸어본다.
그래도 나름 운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미 마음 속은 '무섭다. 빨리가자' 구글 지도를 보며 약 40여 분을 걸었는데 작은 길들만 안내를 해줘서 사람 하나, 차 한 대 없는 곳으로 갔다. 나에게 일본은 혼자서 여행해도 안전한 곳이지만 이런 상황이니 무서울 수 밖에 없더라.
야치가시라 온천
드디어 도착한 야치가시라온천. 제법 규모가 큰 동네 대욕장이다. 그 동안 일본에서 갔던 동네 욕장들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동네 목욕탕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건물 하나가 온천이라니.! 야치가시라온천은 티켓으로 자판기로 입욕권을 구매한다. 나는 수건을 챙기지 않아서 수건을 포함한 입욕권을 구매했다.(온천460엔, 수건150엔) 사우나를 포함하고 있었으며 꽤 운치있는 노천탕도 있어 오래 머물렀다. 물도 굉장히 뜨거워서 한 번은 아예 나갔다가 물을 마시고 다시 들어오기도 했다.
끝나고 나오면 정말 요구르트를 마실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라운지에는 동전을 넣고 안마의자를 이용할 수 있는데 나도 이용해봤다. 온천 후 요구르트 원샷과 안마의자라니. 온몸의 피로가 풀리는 것 이상으로 상쾌했다.(안마의자 100엔)
자, 다시 돌아간다. 이번에는 길을 대충 알기 때문에 큰 길로 나가본다.
큰 길로 나왔더니 트램이 지나간다. 이제는 천천히 주위를 보며 걷는다.
Kogane 타코야키
걷다 보니 만난 타코야키집. 온천을 하고 나니 슬 출출해져 포장하기로 했다.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하는 가게인데 아저씨는 타코야키를 만들고, 아주머니는 계산과 포장을 하고 계셨다.
타코야키는 8개 350엔, 15개 600엔인데 타임이벤트로 8개 300엔이었다. 타임이벤트가 일러서인지, 늦어서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미 꽤 사람들이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에 가지 않고, 하코다테 항구까지 걸어와 벤치에 앉아 타코야키를 먹었다. 코 끝에는 바다 냄새가 나고 바닷바람이 불었지만 칠흑같은 바다를 보며 따뜻한 타코야키를 먹으니 그 또한 운치 있었다.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를 한 바퀴 걷고 숙소로 왔다. 짧은 하코다테 일정.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싶다. 그나저나 일본 도착 5일차인데 라멘을 한 번도 못먹었다. 하코다테는 시오라멘이 유명하다고 하는데(시오는 소금이다.) 무슨 맛일까? 이 또한 다음을 기약해본다. 아쉬움이 있어야 또 다시 오지. 오늘도 한국인은 만나지 못했다.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 5일차 하코다테 밤여행 끝
→ 35일 일본 여행의 전체 일정 및 준비는 여기서
하코다테 직항은 사라졌습니다.
아쉽게도 곧 홋카이도에 신칸센이 들어와
하코다테 직항은 불투명한 것 같아요
만약 다시 홋카이도에 온다면
저는 삿포로 대신 하코다테로 올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외여행 > 35일 일본기차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일차 아오모리: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놋케동, 쇼핑) (2) | 2024.01.02 |
---|---|
6일차 하코다테에서 아오모리: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 (1) | 2024.01.02 |
5일차 하코다테 - 낮술의 향연: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 (1) | 2023.12.26 |
4일차 하코다테 - 원숭이와 당일온천: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 (0) | 2023.12.24 |
4일차 하코다테 - 삿포로에서 하코다테 이동: 일본어 못하는 여자 혼자 일본 전역 기차 여행 (1) | 2023.12.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