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운전 버킷리스트에 있던 곳이다. 대학생 때 1호선을 타고 어렵게 방문 했던 경험이 있어 운전만 하면 편하게 다녀와야지 라고 무심코 마음먹었던 곳. 대학생 때는 수원에 사는 친구와 왔었는데 오늘은 문득 이 버킷리스트를 깨야겠다는 생각으로 훌쩍 떠났다. 바로 오산에 위치한 '물향기 수목원'이다.
한겨울의 수목원은 어떤 모습일까. 막 생명이 돋아나는 봄, 푸릇푸릇하게 만개하는 여름, 그 모든 시간을 견뎌 져버리고 마는 가을, 겨울은 봄을 준비하는 느낌일까 혹은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완성해낸 늠름한 모습일까. 물향기 수목원은 경기 도립 수목원으로 물과 향기를 테마로 한 수목원이다. 한겨울 평일 낮에 방문객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서늘한 물향기 수목원 입구가 느껴진다.
물향기 수목원 주차정보
주차장은 굉장히 큰 편이라 초보도 편하게 주차할 수 있다. 경차 및 전기차 등은 주차 할인도 가능! 대중교통으로 방문한다면 오산역에서 버스를 이용하거나 도보로도 올 수 있을만큼 가까운 편이다.
주차 후에 만경원(Vine Garden)을 지나야 입구가 나온다. 만경 식물은 땅위를 기거나 다른 나무를 감아 올라가는 식물로 만경원 또한 덩굴처럼 위를 덮고 있는 모습이다.
오산 물향기 수목원 입장료
입장료는 키오스크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어른 1,500원 / 청소년 1,000원 / 초등학생 700원이며, 오산 시민 등은 지역 주민 혜택으로 좀 더 저렴했다. 키오스크에서 구매 후 들어갈 때 입장권을 보여주면 입장 시작!
너무나도 한겨울이었던건지, 곳곳의 이정표들이 모두 서늘한 느낌을 준다. 관리가 잘 안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경기도 근교 수목원이면 작은 편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편인데다가 산책 코스도 많다. 장미원, 수생식물원, 허브 정원 등의 주제별 정원과 습지 생태원, 숲 체험길, 온실 등 경기 근교 가족 나들이에 최적화된 수목원이다.
공룡 형태로 정돈된 나무가 입장객을 반겨준다. 역시 아이들과 함께 방문을 많이 하기에 공룡을 선택했을 터! 한겨울이라 당연히 어둑어둑 서늘한 기운이 가득하다. 방문객 또한 근처 지역 주민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았다.
피크닉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굳이 캠핑을 위해 의자나 테이블을 챙겨올 필요 없이 자리만 잘 잡으면 도시락 등을 들고와 피크닉을 하며 봄과 가을을 만끽할 수 있겠다.
요즘 나들이가면 가장 많이 보이는 데크길. 물향기 수목원에도 데크길을 쭈욱 걸을 수 있게 조성해놨다. 겨울이라 사람이 없어서 나같은 경우는 더 좋았던 산책로들이다. 봄이나 가을에 오면 여유있게 걷기 힘들겠지...!
낙엽을 떨어뜨린 앙상해진 나무들이 주욱 서있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어우러진 모습도 당연히 좋았겠지만 이 모든 걸 떨어뜨린 이 길도 좋았다. 일전에 누군가 그랬다. 우리는 낙엽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나무의 입장에서는 낙엽이 필요없어 떨어뜨린거라고.
온실에 있는 양치식물원은 3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양치식물은 씨앗 대신 포자로 번식하는 식물로 고사리가 대표적이다. 습기와 물이 많은 환경을 선호해 숲속, 습지, 계곡 등에서 자란다. 물이 번식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건조한 환경에서는 자라기 어렵다고. 물향기 수목원에 딱 맞는 식물이다.
타들어간것처럼 보이는 노거수다. 노거수는 나이가 많은 큰나무로 이 나무는 느티나무다. 남양주에서 자라 보호수로 지정, 보호했으며 영양공급 부족으로 보호수로 가치가 상실되어 보호수 지정이 해제된 나무라고 한다. 쓸모가 다해진 걸까. 왠지 모르게 더 쓸쓸해진다.
한겨울만 아니었으면 벤치에 앉아 책을 읽었을 것 같은 느낌의 평화로움. 요즘 '재밌다', '즐겁다' 보다 '편안하다'라는 느낌이 더 소중한데 그 느낌이 드는 벤치다. 물과 향기가 있는 수목원인데 어떤 향기가 있냐고 묻는다면 겨울의 향기가 조화롭게 느껴진다고 대답해야할 것 같다. 매 계절마다 다시 방문하고 싶다.
위치 : 경기도 오산시 청학로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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