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두 번 이동의 날이다. 시즈오카에서 출발해 오카야마에서 환승, 4시간 후에 돗토리로 가는 빡센 일정의 18일차다. 전 날 시즈오카 호텔 가든 스퀘어에서의 흡연 냄새로 인해 잠을 제대로 못잤던 지라 그닥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다.(일본 호텔들이여, 흡연방을 없애주세요)
(08:07) 시즈오카역 → (179분) 히카리501 → (11:06) 오카야마역
8시 7분 시즈오카역에서 기차를 타야했기에 일찌감치 시즈오카역에 도착해 유명한 복숭아물인 '이로하스 모모' 한 병을 샀다. 이로하스 모모는 복숭아맛 천연 생수로 복숭아향을 첨가한 것이다. 복숭아 외에도 청포도, 사과 등이 있는데 술마신 다음날 좋고, 생수 대신 마시기에도 좋다.
179분 소요되는 히카리501을 타고 11시 쯤 도착한 오카야마역이다. 전 날 잠을 못자서 오는 내내 헤드뱅잉하며 잤더니 컨디션이 살아났다. 돗토리에 가기 전에 오카야마를 즐기려면 캐리어를 코인락커에 넣어야 하는데 오카야마역 이온몰을 한참 돌아다녀도 큰 사이즈의 코인락커 자리가 안나왔다. 토요일이라 오카야마에 놀러오는 현지인들이 많았기 때문. 검색을 하다 결국 오카야마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코인락커를 겨우 찾아 짐을 넣었다.
오카야마 라멘맛집 푸푸라멘(FooFoo Ramen)
위치는 여기서
오카야마성 가는 길에 점심을 먹기로 한다. 뜨끈한 라멘이 먹고 싶어 검색하다 발견한 푸푸라멘이다. 나는 다찌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받았다. 이미 음식은 정했는데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는다. 음식을 만드는 분까지 총 여성 두 분이 계시는데 식당이 크지 않고 만석도 아닌데 부산스럽기만 하고 일이 진전이 안되는 느낌이었다. 빨리빨리 한국인임을 잠시 잊고 기다려본다. 닭육수라멘과 닭날개튀김으로 닭코스 주문 완료. 물론 생맥주 한 잔 포함이다.
장아찌같은 것들이 담겨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본어 잘하시는 분 알려주세요
오카야마 맛집 푸푸라멘 닭육수라멘
뽀얀 닭국물의 라멘이 나왔다. 국물 한입에 기다림이 싹 다 잊혀진다. 이 집 잘하네! 일본에서 라멘을 주문할 때면 짜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서는데 전혀 짜지 않고 구수한, 감칠맛의 삼계탕이 느껴지는 국물이었다.
오카야마 맛집 푸푸라멘 닭날개튀김
아쉬워서 주문한 닭날개튀김이다. 이것 또한 적당한 간에 후추의 알싸한 맛이 잘 느껴졌다. 배부르지만 않았으면 이 곳에서 더 먹었을 정도로 숨겨진 맛집이었다. 라멘과 닭날개튀김, 생맥주까지 모두 1,480엔
배도 부르고 오카야마성까지 걸어가는 길에 낮은 구름이 멋지게 깔려 있었다. 곧 비가 올 것 같은데 그마저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경관이었다.
오카야마성이 보인다. 오카야마성에만 어두운 구름이 내려앉아 흡사 무서운 느낌마저 든다. 오카야마성은 '우조'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흑색의 성이다. 흑색의 성과 흑색의 구름이라니 조화롭다고 해야하나..? 오카야마성에 가기 전 근처 오카야마 고라쿠엔에 먼저 갔다.
오카야마 고라쿠엔
오카야마 고라쿠엔은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정원이다. 넓은 잔디밭이 유명한데 실제로도 그 동안 봐왔던 정원에 비해 굉장히 넓었다. 크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당시 이런 정원을 소유했던 영주는 무슨 고민이 있었을까 싶었다.
이 시기에는 어딜가나 국화축제가 열려 국화를 볼 수 있었다.
일본의 3대 정원ㅣ가나자와 겐로쿠엔, 이바라키 가이라쿠엔, 오카야마 고라쿠엔
날씨가 다소 아쉽긴한데 그래도 정취를 잘 즐겼던 오카아먀 고라쿠엔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라고 해 3대 정원이 궁금해져 검색해보니 가나자와 겐로쿠엔, 이바라키 미토시 가이라쿠엔, 오카야마 고라쿠엔이 일본 3대 정원이라고 한다. 겐로쿠엔은 가봤으니 가이라쿠엔만 가면 일본 3개 정원 뽀개기 완성! 겐로쿠엔도 가나자와성 근처에 있었고 넓은 연못과 다도실이 유명했는데 가이라쿠엔은 미토시에서도 다소 떨어져 있고 매화나무가 유명해 매화 축제가 열리는 봄에 방문하기 좋다고 한다. 버킷리스트 획득!
고라쿠엔을 충분히 즐기는 사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에 부랴부랴 오카야마성으로 이동했다.
오카야마성
'우조'(까마귀성)라는 별칭답게 흑색의 외관이 멋진 오카야마성. 그 동안 일본에서 많은 성을 보았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이상하게 오카야마성은 그런 느낌이 들어 마그넷까지 구매했다. 아마 드물게 어두운색의 외관 때문이지 않았을까..! 오카야마성 꼭대기에는 금색의 물고기 모양의 장식물이 있는데 일본 신화 속 물고기인 '샤치호코'라고 한다.
오카야마성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공습으로 대부분 소실되었으나 복원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오카야마성 내부에는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성탑에서 오카야마 시내와 고라쿠엔을 볼 수 있다. 야경을 보면 참 예쁠 것 같다. 대략 4시간을 오카야마에서 보내고 돗토리로 출발하는 기차를 타러 다시 오카야마역으로 갔다. 역에 가는길에 빗방울이 조금 떨어졌지만 이 정도쯤은 맞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음은 돗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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