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반신욕 후 조금 쉬다가 일본 여행 첫 이자카야를 가보기로 한다. 숙소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의 이치노스케 이자카야. 구글맵 기준 Seafood&Sake ICGINOSUKE 상호명에 사케가 있을 정도니 사케 전문 이자카야일꺼라는 추측을 해본다. 거기에 아오모리의 향토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
6일차 아오모리 낮 여행기는 여기서
저녁겸 반주겸 겸사겸사 갔던지라 대략 5시 좀 넘은 이른 시간에 들어갔다. 손님은 이미 얼큰하게 술을 드신 일본인 아저씨 한 분과 서양인 아저씨 한 분이 다찌좌석에서 번역기를 써가며 어렵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히토리데쓰"
이번 일본여행 때 배운 일본어. "혼자입니다"라는 뜻이다. 나도 다찌 자리를 안내 받았고, 자리마다 주문할 수 있는 태블릿이 있어 쉽게 주문이 가능했다.
이치노스케 이자카야
한글은 지원되지 않았지만, 영어와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주문이 가능했다. 우측에는 현재 이벤트 하고 있는 니혼슈 팜플렛이 있었고, 1,350엔으로 세 잔의 니혼슈를 맛볼 수 있는 샘플러를 주문하기로 했다. 대략 6가지 정도가 있었고 이 중 선택을 하는 것인데 이건 영 못하겠어서 이자카야 직원분께 추천을 부탁했다. 그리고 전적으로 그를 신뢰해 주문 완료.
귀여운 병에 담긴 세 가지 니혼슈가 나왔고, 각 니혼슈별로 네임택이 달려 있었다. 잔도 수량에 맞춰 세 잔을 준비해준다. 오또시는 두부다. 대부분 양념된 것들을 많이 줘서 나는 두부나 완두콩이 오또시로는 가장 무난한 것 같다.
이제 안주를 골라본다. 아오모리에 왔으니 아오모리에서만 먹을 수 있는 향토음식 위주로 주문했는데 주문하고 보니 다소 욕심을 부렸다.
카이야키 미소
아오모리의 가리비 어획량은 일본 전체에서 1위라고 한다. 카이야키 미소는 잘게 썬 가리비에 된장과 계란을 넣어 오믈렛 형태로 먹는 음식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계란찜에 가리비를 넣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가리비를 좋아하는 걸 넘어 환장하는 나는 맛있게 먹었으나 다만 좀 짰다.
가리비구이
가리비를 구어 간장소스로 맛을 낸 가리비구이다. 사진으로는 크기가 가늠이 안되지만 엄청 컸다. 하나 먹으면 배부를 정도고, 가위가 있으면 잘라 먹고 싶었다.
오뎅
아오모리는 생강 된장 오뎅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일반 오뎅을 주문해봤다. 맑은 육수에 오뎅, 계란, 무, 곤약을 겨자소스에 발라 먹으니 해장이 저절로 되는 느낌이 들었다. 음식을 많이 시키니 술이 부족하다. 그럼 더 시켜야지.
고구마소주를 언더락으로 주문해 마무리 했다. 카이야키 미소는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어 조금 남겼고, 나머지는 모두 클리어. 다찌 자리라 편하게 혼술을 즐기기 좋았고, 특히 태블릿 주문이라 편했다. 총 가격은 5786엔. 과식+과음+과소비의 3콤보 향연이다.
배가 부르고 술이 달아오르니 걷기로 한다. 아오모리항을 정처 없이 걸었다. 벤치에는 젊은 커플이 꼭 붙어 있다. 후딱 지나가야지. 아오모리로 이동하며 있었던 일을 떠올리니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도는 기분이다. 술은 참 신기하다. 모든 감정에 솔직해지게 만든다. 대략 1시간을 걷다가, 벤치에 앉았다가 아오모리의 밤을 쓸쓸한 기분으로 보내며 호텔로 갔다.
돌이켜보면 도호쿠 지방만의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여행은 아오모리 근교인
히로사키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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