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도 좋고, 가족과 친구도 좋지만 문득 혼자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긴 시간은 아니더라도 당일치기로 어딘가. 그렇게 화성시 제부도로 당일치기 드라이브를 떠났다. 제부도는 어릴 때 대부도와 헷갈리는 이름을 가진 섬,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닷길이 열리고 닫혔던 기억, 친구들과 2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와서 조개구이를 먹곤 했던 곳이다. 혼자 오는 건 처음이라 무얼해야하나 했는데 반나절 이상을 신나게 돌아다녔다.
대략 1시간쯤 운전해 제부도 바닷길 초입에 들어섰다. 평일 낮이라 가는 차들은 거의 없었고, 유명한 제부도 케이블카는 정상 운행 중이었다. 제부도 케이블카는 타는 것보다 이렇게 구경하는게 더 멋진 것 같다. 제부도 바닷길은 하루 두 번,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닷길이 열리고 당연히 물이 빠졌을 때 진입이 가능하다. 그래서 꼭 물때 시간 확인이 필수다.
제부도 실시간 물때 시간표 확인은 여기서
제부도 해안산책로
주차장도 한산해 편히 주차를 하고 해안산책로를 뚜벅뚜벅 걸었다. 겨울의 찬바람과 바닷바람이 한꺼번에 몰려오지만 춥기보다는 시원한 느낌이 든다. 산책로에도 사람이 거의 없어 이렇게 많은 식당들이 과연 장사가 될까 싶었다.
제부도아트파크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제부도아트파크라고 한다. 조형물과 벽화가 있는 예술공간이라고 하는데 외관으로만 봐도 조형물이 독특했다.
제부도 탑재산 가는 길
제부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데크길을 걸었다. 이 데크길의 끝에는 탑재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타난다. 등산장비는 하나도 없지만 트래킹으로 불릴만한 정도로 낮고 빠르게 올라갈 수 있어 도전해 본다.
데크길 끝에서 보이는 제부도의 모습이다. 물때가 빠지는 시간이라 모래가 길게 이어지는 것이 보였다.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숙박업소와 횟집 등이 이어져있다.
제부도 탑재산
누가 힘들지 않다 했는가. 저질체력에 산은 더욱 힘든 사람으로 탑재산도 힘들어 이 겨울에 땀이 났다. 물론 등산객이 별로 없어 무서워서 더 씩씩하게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무튼 겨우겨우 도착한 탑재산이다. 아마 프로등산러들은 이 글을 보면 엄청나게 비웃지 않을까
탑재산 정상에서 보이는 조망이다. 제부도 해안산책로와 제부도 빨간등대가 있는 곳을 탑재산 하나로 건너왔다고 보면 된다.
제부도 탑재산에는 벌써 봄이 왔나봄? 곳곳에 꽃들이 보여 신기해 사진을 찍었다.
제부도 빨간등대
제부도에서 가장 유명한 곳 아닐까? 바로 해변 끝자락에 위치한 빨간등대다. 탑재산을 내려오면 바로 빨간등대로 갈 수 있는데 이곳에는 관광객이 좀 있었다.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찾으며 낮게 날아다녔고, 번데기와 핫도그 등을 파는 노점상들도 있다.
멀리서 보면 예쁜데 가까이서 보니 이게 뭐라고 사진을 찍고 보러올까 싶다. 심지어 페인트질도 많이 벗겨지고 제부도 등대라고 쓰여진 폰트도 촌스럽잖아...!
빨간 등대로 가는길에 보이는 서해바다. 조업을 하는 배들이 보인다. 이 외에도 개인으로 낚시를 하는 분들도 종종 보였다.
계속 걷고 등산도 하니 배가 고프다. 근데 제부도 관광지에서 혼자 밥먹을 수 있는 곳이 있을지 모르겠다. 어차피 주차장으로 가야했기에 가면서 무작정 식당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제부도 1인 점심은 회덮밥
주차장 근처의 횟집이 바다뷰를 보며 먹을 수 있어 검색도 안해보고 들어갔다. 물회를 먹으려고 했는데 지금 물회는 안한다고 해서 회덮밥으로 주문했다. 가격 2만원으로 가성비는 아주 많이 떨어진다. 회와 각종 야채가 들어간 양푼과 밥, 조개국이 나오고 김치와 깍두기는 시중에 파는 중국산으로 보인다. 주문을 할 때부터 가게에 사장님은 안계셨고, 조선족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어주셨다. 그냥저냥 배채우기는 성공.
제부도 바다뷰 카페 해갓(HAEGOT)
그냥 가려니 아쉬워서 제부도를 나와 근처의 바다뷰 카페인 해갓에 들렀다. 거의 일방향의 길들을 지나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면 멋진 대형카페를 만날 수 있다. 평일 낮이라 주차공간은 널널했다.
이렇게 통창 넘어 작은 마을과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카페다. 요즘 근교에 많이 보이는 베이커리가 포함된 대형 카페라고 보면 된다.
따뜻한 커피만 마시려고 했는데 내 눈을 사로잡는 쇼케이스 속 맛있는 빵들이 보인다. 역시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해갓 메뉴&가격
아메리카노 5,700원 티 종류는 7,000원, 논커피와 에이드는 7,800원부터 시작한다. 역시나 이런 카페답게 가격은 비싼 편이다. 즉, 자릿값이 포함된 가격이라는 것. 음료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빵 쇼케이스를 보고 집게를 집었던 이유는 바로 까눌레 때문이다. 세 가지 맛의 까눌레가 있었는데 내가 집은 건 말차 까눌레다. 그리고 기본인 크로와상!
까눌레를 반으로 잘라봤다. 안에 녹진한 말차가 그대로 들어 있어 포크로 똑 자르면 너무 예쁘게 잘려 한입에 쏙 들어간다. 휘낭시에가 여러가지 있었는데 이 집의 진짜 맛은 이 까눌레다. 까눌레 때문이라도 다시 가고 싶다.
햇볕이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디저트를 먹으며 필기를 했다. 이 날 해야하는 공부가 있어 카페에서 했는데 의자와 탁자의 위치가 카공은 잘안되더라.
이렇게 제부도 당일치기 혼여는 끝이 났다. 돌아올 때는 퇴근 시간이 겹쳐 다소 막혔지만 이 정도 막히는건 감수해야 온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제부도, 대부도, 오이도, 월미도 등은 조개구이먹으러 가는 곳 혹은 바가지 맞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면 혼자 온전히 여행지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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